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당황스러움을 기억하시나요? 예전에는 고혈압이라고 하면 어르신들의 질환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제 주변만 봐도 20대 친구들이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봅니다. 라면을 주식처럼 먹고,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하루 종일 앉아서 생활하는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젊은 나이에도 혈압이 올라가는 거죠.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답게 증상을 느끼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몇 가지 신호를 통해 우리 몸은 경고를 보냅니다.
생각보다 뚜렷한 고혈압의 신호들
고혈압은 정확히 어떤 상태를 말하는 걸까요? 심장이 펌프처럼 혈액을 전신으로 보낼 때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을 혈압이라고 하는데, 이 수치가 지속적으로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됩니다. 여기서 수축기 혈압이란 심장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내보낼 때의 최고 압력을 의미하고, 이완기 혈압은 심장이 이완되어 혈액을 받아들일 때의 최저 압력을 뜻합니다(출처: 대한고혈압학회).
저도 처음엔 고혈압이 별다른 증상 없이 조용히 진행된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우리 몸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신호를 보낸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증상 일곱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침에 일어났을 때 뒤통수가 무겁고 아픈 후두부 두통
- 특별한 이유 없이 세상이 빙빙 도는 듯한 어지럼증
- 가만히 있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감이 느껴지는 증상
- 시야가 갑자기 흐려지거나 순간적으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현상
- 귓속에서 윙 하는 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리는 이명
- 별다른 외상 없이도 자주 발생하는 코피
- 손발이 저리고 쉽게 피로해지며 집중력이 떨어지는 상태
제 주변에서 혈압약을 먹는 친구를 보면, 이런 증상들 중 몇 가지를 겪고 나서야 병원을 찾았다고 하더라고요. 평소에는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는데, 증상이 반복되니까 불안해서 검사를 받았다는 겁니다. 고혈압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뇌졸중, 심근경색, 신부전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신호를 절대 무시하면 안 됩니다.
젊은 층 고혈압, 생활습관이 만든 결과
제가 관찰한 바로는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 생긴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일단 식습관부터 문제였습니다. 육류를 좋아하고 채소는 거의 먹지 않으며, 편의점 도시락이나 즉석조리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라면을 주식처럼 먹고, 음료수와 아이스크림 같은 당분이 높은 간식을 자주 섭취하는 패턴도 보였습니다.
운동 부족은 또 다른 큰 원인이었습니다. 외부 활동이 거의 없고, 출퇴근도 차로 하다 보니 하루 종일 앉아서 생활하는 거죠.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성인의 경우 주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권장하는데, 이를 실천하는 젊은 층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출처: WHO). 여기서 중강도 유산소 운동이란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처럼 숨이 약간 차지만 대화는 가능한 정도의 활동을 말합니다.
그 결과는 비만으로 이어지고, 비만은 다시 고혈압을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실제로 제가 아는 한 친구는 20대 중반인데도 고혈압약과 심장약을 함께 복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생활습관을 바꾸는 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수면 시간도 불규칙하고, 식사 시간도 들쭉날쭉이며, 잠이 깨어도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고 누워서 스마트폰만 보는 패턴이 반복되더라고요. 약에만 의존하다 보니 나이가 들면 또 다른 합병증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유전적 요인도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젊은 층에서는 생활습관의 영향이 훨씬 큽니다. 짜게 먹는 습관, 운동 부족, 과음, 스트레스, 흡연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거죠. 특히 한국인은 나트륨 섭취량이 세계적으로도 높은 편인데, 국물 음식, 김치, 젓갈, 가공식품에서 나트륨이 과다하게 들어갑니다. 하루 나트륨 섭취 권장량은 2,000mg 이하인데, 실제로는 이를 훨씬 초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혈압을 예방하고 관리하려면 결국 생활습관을 바꾸는 수밖에 없습니다. 싱겁게 먹기, 규칙적인 운동, 체중 관리,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가 핵심입니다. 제가 직접 실천해 본 결과, 이런 습관들을 하나씩 고쳐나가면 몸이 정직하게 반응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기 몸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조금씩 노력하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고혈압은 생활습관병이라는 말에 저도 동의합니다. 먹는 것, 자는 것, 운동하는 것, 이 세 가지만 제대로 관리해도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간편조리식품 대신 제대로 된 음식을 먹고,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며, 규칙적으로 잠을 자고,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면 우리 몸은 절대 배신하지 않습니다. 젊다고 방심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작은 습관 하나씩 바꿔보시길 바랍니다. 약에만 의존하지 말고,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며 건강한 생활을 실천하는 것이 진짜 예방법입니다.